세계속의 한류

[책 리뷰] H마트에서 울다(Crying in H-mart) -미셸 자우너

뽀모도로 2022. 8. 30. 14:01

안녕하세요.  동네 도서관에 몇 달 전 예약하고는, 대기 순번이 27번이라 예약한 사실조차 잊고 있을 무렵 픽업하라는 이메일이 왔습니다. 미국 전역의 베스트셀러였던 화제의 자전적 에세이 'H마트에서 울다'를 드디어 영접했습니다. 

2021년 뉴욕 타임즈, Time 지 등 유수의 언론매체와 아마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버락 오바마 추천도서인 'H마트에서 울다.' (Crying in H-mart)

 

'H마트에서 울다'는 인디 팝 밴드그룹 'Japanese Breakfast'의 보컬리스트이며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자우너의 가슴 뭉클한 성장기이며, 몇 해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국인 엄마와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쓴 자전적 에세이입니다.


 솔직히 'Japanese Breakfast' 라는 밴드명을 보고.. Half Korean인데 왜 굳이 '일본 아침식사'? 개인적으로 살짝 반감이 들었는데, 'H마트에서 울다'의 내용에 의하면, 책을 출간하기 몇 년 전 늦게까지 잠들지 않은 어느 날 밤, 우연히 정갈한 나무 쟁반에 먹음직스러운 연어구이와 미소된장국과 흰쌀밥이 담긴 사진을 보고 밴드명을 작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. 

10대 시절부터 'Post Post' 라는 인디 밴드를 만드는 등 음악 활동을 한 미셸은 2011년에는 Little Big League를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습니다. 그녀가 'Japanese Breakfast'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이며, 첫 솔로 정규 앨범 June을 발매합니다.

 

첫 정규 앨범은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, 꾸준한 음악 활동과 작업으로 Yellow K 레코드, 그리고 Dead Ocean과 계약하는 데 성공했으며, 2016년에 두 번째 정규앨범 Psychopomp(저승사자)를 발매합니다. 이 작품은 드림팝, 로파이 장르의 미래로 평가받으며 좋은 평가를 받았고, 2017년 3집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(다른 행성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소리) 은 피치포크에서 8.0을 받는 등 주목을 받으며 인디 음악계에서 명성을 얻게 됩니다.

2021년 4년만에 발표한 정규 앨범 Jubilee(주빌리)는 화려하면서도 간결한 진행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으며 그녀의 앨범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.


글쓴이는 어릴적부터 주위 미국 친구들 엄마와는 다르게 자식을 지나치게 간섭, 통제하고 강하게 키우는 자신의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고, 성인이 되면서 뮤지션의 길을 걸으며 본가인 필라델피아 정반대 편 뉴욕으로 독립하며 엄마와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.  그녀가 25세 되던 해 엄마는 급작스레 암에 걸리게 되고 짧은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.

어린 시절 방학때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 문화와 정서를 접하게 해 준 엄마를 떠나보낸 후 한국과의 연관성이 거의 희미해져 갈 무렵, 미셸은 어린 시절 엄마와 장을 보러 다니던 H마트를 방문하며 곳곳에 묻어있는 엄마와의 추억, 엄마와 같은 문화권 사람들의 말, 행동, 한국 음식에 이내 오열하게 됩니다.

푸드코트에서 비빔밥을 먹는 한 모자. 스무살은 되어 보이는 아들에게 여전히 '고추장 많이 넣지 마~짜. 이건 더 안 먹어?' 등 마치 본인의 엄마를 보는 듯 오버랩되어 회환에 빠지는데, 자신이 그 시절 그랬듯 불만이 가득한 표정의 아들.  그 아들에게 그건 엄마의 사랑의 표현이고 그게 나중에 얼마나 그리울지 미리 말해주고 싶다. 고 기록합니다.

H마트의 방문으로 엄마를 잃은 상처를 위로 받고, 잠시 잊고 있었던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아가는, 도저히 눈물없이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자전적 에세이입니다.

 

 

미셸은 책 곳곳에 엄마가 사용했던 한국어를 발음 그대로 영문자로 옮겨 놓아서 읽을때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.

"Ukgae peegoo!" 어깨 피구(어깨 펴고) 등 저도 아이에게 자주 쓰는 말이 곳곳에 있어 미소가 지어집니다.  웃다가ㅎㅎ울다가ㅠㅠ

미셸이 어릴 적 키 안 클까 봐 걱정하며 다리 당기면서 스트레칭 시키고, 코 납작할까봐 코 꼬집고.. 등 책 곳곳에, 표현은 다소 투박하고 무모하지만 공감할만한 한국 엄마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 표현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.

미셸 자우너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인간이 그토록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존재라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,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짧을 수 있는지 더 잘 알게 됐다고 마무리합니다.

한국에 한글 번역판도 출판되었습니다. 이 책 추천합니다!


H마트는 '한아름마트'의 줄임말로, 미국 내 84개, 캐나다 내 13개의 지점을 보유한 북미지역 한인마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곳입니다.

예전에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다고 한, 지금은 고인이 된 분의 비자금 도피처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진실은 모르겠습니다. 믿거나 말거나^^

 

- The End -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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